안녕하세요. 쿨타임입니다.

혹시 조선소에서 일해본사람들 계신가요?

제가 선소에서 일해보면서 느꼈던것을 조금이나마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이 글은 2010년도에 작성한 글입니다]



 조선소는?  

우리나라에선 생각보다 조선소가 많습니다. 삼성, 대우, 현대, 성동, STX 등
우리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회사들이 수두둑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점은 우리나라에선 작은 조선소라도 세계에서 10순위 안에 드는 회사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조선소 업계에선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다는 소리입니다.(요즘은 1등을 밀렀다는 후문이...)
하지만 현장직은 사람이 부족하다고 말할정도로 일손이 딸립니다.
아마 3D 일자리를 모두들 기피하는 현상때문인것 같습니다.
물론 일이... 쉽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죽는줄만 알았던 조선소에 가다  

사실 조선소에서 일하기 전에는 조선소에서 일하면 죽는줄만 알았습니다.
신문이나 뉴스에보면 항상 죽는이야기만 나오니,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저에겐 당연한 생각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흐지부지하게 알바하면서 한달한달 근근이 버티느니 차라리 제대로 된 일을하자'라는 생각으로 조선소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조선소에선 '의식주' 모든것이 해결되기 때문에 현장일만 제대로 하면 다른분야는 조금 편할(?)수도 있습니다.
흠...
그래도 일이 쉽다고는 말못하겠습니다. ^^;

'조선소에서 일하면 죽는다.'라는 생각을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몇만명이 현장직으로 일하는데, 그곳에서 사고가 안난다는게 더 이상한거 아닌가?'라고 바뀔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본인이 안전하게 작업해서 안다치는것입니다.


 조선소의 생활패턴  

[조선소 다니면서매일 해뜨는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전 경력이 10년이상 일하신분과 숙사를 같이 쓰면서 생활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 부지런해야만 했습니다.

06시 00분 : 기상
06시 30분 : 숙사에서 출근
06시 45분 : 회사에서 아침식사
07시 15분 : 출근카드 찍고!
07시 35분 : 탈의실에서 작업복으로 환복 후 작업장으로 이동
07시 55분 : 아침체조 - 국민체조 시작!
08시 00분 : 일 시작
10시 00분 : 10분간 휴식
12시 00분 : 점심식사
11시 55분 : 오후체조 - 국민체조 시작!
13시 00분 : 또 일 시작
15시 00분 : 10분간 휴식
18시 00분 : 작업종료
18시 15분 : 환복 후 퇴근카드 찍고!
18시 20분 : 회사에서 저녁식사
19시 00분 : 숙사 도착
19시 30분 : 샤워 끝! 지금부턴 개인정비(빨래) 및 휴식/공부
24시 00분 : 취침


위의 생활패턴은 기본적인 (B코드 - 18시까지) 생활패턴입니다.
잔업(E코드 - 22시)할 때는 저녁먹고 22시까지 일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주말 혹은 빨간날은 A코드(17시)에 작업이 끝납니다.
참고로 전 일요일은 왠만하면 쉬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쉬어야 육체적, 정신적으로 덜 고통스럽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아버지께서 주말만 되면 왜 주무시는지 아실것입니다.)

토, 일요일 저녁은 안줘서 사먹거나 숙사에서 만들어 먹곤 했었는데, 그 외에는 회사에서 모든 식사를 끝냈습니다.(끼니당 500원 - 점심공짜)

사실 초반에는 피곤하기 때문에 22시에 취침을 했는데,
3개월 정도 지나니 바이오리듬이 맞추어져서 24시에 취침해도 어느정도 몸이 버틸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냥 일하기 위해 태어난사람처럼 일을 했습니다.
그 덕에 단가가 빨리 올라서 4개월 차부턴 땔거 다 때고(방값, 밥값, 국민연금, 보험금, 세금 등) 순수 200만원 이상 받았던것 같습니다.

* 2010년 당시 일당으로 계산시입니다. 지금은 더 줍니다.

뭐... 다시 하라고하면....
"......"
네...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LNG액화가스를 싣고 다니는 LNG선 입니다. 배 안에 액화시킬 수 있는 장치가 달려있습니다.- 출처 : http://www.dsme.co.kr/]




 세명이 길을 가면 한명은 스승이다.  

현장직이라고 하면 조금 거친사람들로 인식되어있습니다.
딱 까놓고 이야기해서 현장직하다보면 부모님께서 왜 줄기창창 공부하라는 이유를 알 수 있을것입니다.
(월래 말로는 안되는 사람들에겐 몸으로 익히는게 최고입니다. - 여기에 저도 포함되어 있을듯...)

이것도 저것도 안되서 일하로 온 사람...
부모님이 조선소업계라서 일하로 온 사람...
빚이 많아서 온 사람...
사업이 망해서 온 사람...
돈을 모우기 위해서 온 사람...
회사에서 짤린 후 어쩔수 없이 일 하로 온 사람...
회사에 취직을 못해서 일하로 온 사람...
이왕 일하는김에 돈 많이 주는곳에서 일하기 위해서 온 사람... 등

조선소엔 보통 끝까지(?) 가보신분과 나이가 많은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성공하려면 성공한사람들을 많이 만나봐야 된다는 말에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조선소에서 성공을하는 방법을 배우진 못했더라도 실패하지 않는 방법은 배운것 같습니다.
쓴맛을본 형님들께서 어린저에게 이것저것 조언을 많이해주셨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직책을 가지고 있지 않을땐 나이가 많으면 무조건 형님이라고 합니다.)
이론적으로 그리고 잘짜맞추어져있는 붕떠있는 달콤한말이 아닌, 몸으로 직접체험하고 느낀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덕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더 달라졌고, 제 자신이 조금더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더..
제가 일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만두었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게 재미있었습니다.
(포설 특성상 여러사람이 같이 작업을 하기 때문에 더더욱 많이 만났습니다.)
10대 여친을 임심시켜놓고 일하로 온 20살, 부잣집도련님(물론 하루만에 그만뒀지만), 학비를 벌기위해 온 사람, 

미래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그냥 사는 사람, 뭐든지 해볼려는 사람, 

빚이 많은 사람, 게임을 하기위해 일하는 사람, 한달 벌고 한달 쓰는사람, 의식주가 해결안되서 온 사람, 

공무원 합격해놓고 돈벌이 안된다고 온사람, 공부 무지하게 잘하지만 돈 없어서 학교못가는 사람, 

좋은 학교나왔지만 취직안되서 일하는 사람, 거짓말만 하는 사람, 왜 조선소에서 일하는지 이해가 안갈정도로 스팩을 가진사람, 

베트남 사람, 태국 사람, 북한 사람(!!!), 중국사람, 돈많은 사람 등

각자 개성이 넘치는 사람들과 만나보면서 느낀점이 앞으로 세상살아가는데 큰 도움될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저의 생명줄인 안전장비 입니다. 안전헬멧, 안전고리벨트, 마스크, 보안경 등 제가 사용했던 물건입니다.]
[여기저기 많이 부딪히는바람에 안전헬멧이 상태가 너무 안좋습니다. - 아무리 봐도 너무 열심히 한듯 ^^;]


 

 조선소에서...  

제가 만들어본(?) 아니 참가한 배를 살펴보니...
컨테이너선, 로로선(카데크-자동차 싣는선), 벌크선(곡물 싣는선), LNG선 등 여러가지 배를 접한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주위사람들도 좋고 숙사도 좋은 등 여러가지 여건이 다른사람들의 비해서 좋았던것 같았습니다.
안다치고 무사히 보냈는데, 복학때문에 그만두니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 인정받고, 방학때 짧은 기간이라도 괜찮으니 또 오라는 악담(?)도 할 정도로 친해지며 정이 든것 같습니다.
제가 글 쓰는 실력이 부족하여 모든것을 표현을 하지 못했는데, 한번 쯤은 이런 경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신었던 안전화. 저 신발은 안전에 위반되서 교체를 해야 되는데, 교체 시기쯤에 제가 일을 그만 뒀습니다.]
[조선소 있을 동안 저랑 동거동락한 소중한 신발입니다. - 많이 기어다녀서 상태가 빨리 안좋아졌습니다.  ^^;]


다른 사진들도 올리고 싶지만, 보안관계상 사진들을 삭제하였습니다.
정말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배가 만들어지는지 보여드리고 싶지만, 보여드릴수가 없네요.

조선소에서 열심히 일하시는분들 모두 '아자 아자 화이팅'입니다

 
p.s - 제 글을 읽고 조선소에 관한 문의를 하시는 분이 많은데,
          제가 다른 업무를 하기 힘들정도로 문의가 많이 올지를 몰랐습니다. ^^;
          일자리에 대한 문의는 아래(↓) 링크에서 댓글을 남겨주시면 제가 같이 일했던 팀장님께 연결해드리겠습니다.

          [링크 : 대우조선소 일자리 구하시는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