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쿨타임입니다.
저번에 '전기파리채로는 파리를 잡기 힘들다??'라는 글을 올렸었는데, 그 글에 해당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밖에서 파리를 잡는 도중 돌핀(저희집 개 이름)을 보았습니다.
(여동생이 이름을 지었는데, 작명센스가 너무 넘칩니다.)
평소에는 그냥 밋밋한 갈색인 이넘이 어디서인지 검은색으로 염색을 해서는 돌아다니지 않습니까?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돌핀이는 이곳에 들어가서 땅을 휘집었고, 그 결과물(?)로 염색을 한것입니다.
저희집에서 개를 키운지 몇십년(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이기에 이것을 보자말자 필(feel)을 느꼈습니다.
'새끼를 배었다!'
개들은 임신을 하면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곳에 둥지(?)를 트는데, 저희집이 촌이지만, 집은 현대식으로 되어있기에 숨을곳(마루밑 등)이 없어 해마다 새끼를 밴 개들이 솥 밑을 저렇게 파놓습니다.
(솥이 2개 있는데, 이곳은 안쓰는 곳입니다.) 

평소에는 아무곳에서 잠자는 돌핀이지만 돌핀과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개집을 지어주기로 했습니다.
(예전 개들은 집을 안지어줬었는데, 사람이 갈 수 없는 곳에 새끼를 낳아서, 새끼가 걸어나올때까지 몇마리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잘살고 있는지...등 구경도 못한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울음소리로 새끼가 살아 았다는 유무 판단만 한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릴땐, 작은 몸인 제가 마루 밑, 창고 구석 등을 비집고 들어가서 새끼를 꺼내야 했던 몇 십번의 경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개집을 지어주는 이유는 절대 뒷일이 피곤해서 지어주는것이 아니라, 새끼의 안전을 위해서 집을 지어주는 것입니다. 진짜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쓸 수 있는 재료 목록을 생각한 뒤, 그에 맞는 구상을 하여 A4용지에 대충 스케치했습니다.
가로60cm 세로60cm 높이40cm(지붕포함시70cm)의 거대한(?) 개집을 짓기 전에...
인간적으로 손가락 하나 누르고 갑시다! 가 아니라... 가주시면 감사하게 생각하겠습니다. ^_^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밑 받침이 가장 큰 지지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진처럼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렇게 만들기 진짜 힘들었습니다.


한쪽이 위쪽이면 반대쪽은 아래로 해야 되는데, 하나 실수하는 바람에, 두곳이 같이곳으로 홈이 파이게 됬습니다.

위의 사진의 틀과 판자를 붙이고 한컷 찍었습니다.


넓이가 15cm인 각목들을 40cm 높이로 일일이 잘라서 옆면에 붙였습니다. 판자가 많았으면 잘라서 그냥 붙이면 되는데, 판자가 모자라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참고로 저 각목 비싼겁니다. ㅠ.ㅠ)


뒷면을 각목으로 막습니다. 가운데 높이는 70cm 그 옆에꺼는 60cm입니다.

밑에 고정되어 있는 지지대의 힘이 약해서 얇은 각목을 붙여서 힘을 더했습니다.
(밖으로 얇은 각목을 댈려고 했으나, 모양이 빠져서 안으로 넣었습니다. ^^;)
그리고 뒷면은 사진처럼 잘랐습니다.
(대각선으로 자르는게 상당히 힘듭니다. 판자만 있었어도 저렇게 고생안했을텐데...)


앞면에 똑같이 각목을 잘라 붙였습니다. 앞면을 앞에서 본 모습니다.


앞면을 안에서 본 모습입니다. 입구 때문에 얇은 각목을 대서 공중에 떠 있게 만들었습니다. 각목의 뚜께 오차가 나서 가운데있는 1/3 넓이의 각목형태 만든다고 고생했습니다. 이것또한 판자만 있었어도 이렇게 고생안했을텐데... 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 같은 명석한 두뇌(본인생각)를 가진 사람이 20cm 오차가 났습니다.(20cm 잘라야 될것을 40cm로 자름)
오차가 났는데도 재조립을 안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톱질을 했는데, 무지 힘들어서 중간에 쉬면서 한컷 찍었습니다.


자른 후 안에서 본 앞면의 모습입니다. 힘들어서 손이 떨려, 사진이 흐리게 나왔습니다.


지붕을 얹기 전에 물 한 모금 마시면서 한 컷 찍었습니다. 역시 사각형테는 쉬워도 삼각 형태에선 어렵습니다.

50년이 넘은 살구나무 밑 청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니 돌핀이가 꼬리를 흔들면서 다가오는것을 찍었습니다.
다른 개들은 묶여 있지만 돌핀이만 유일하게 풀어놓고 있는데, 이 잡종개는 엄청 무식합니다. 제가 수십차례 교육을 시켰음에 불구하고도 아직 '앉아'를 마스터 못했는데(딴 개들은 다 교육되어 있습니다.) 왠지 지 이름도 못 알아 듣는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녀석이 풀려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정도로 저희집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눈치가 엄청 빠르기 때문입니다.(눈치로 본인이름 알아 듣는 듯) 그 눈치로 사람을 잘 파악해서 애교부릴때와 도망갈때를 잘 파악하고 밭이나 논에서 일할때 개가 가야할 곳, 가면 안되는 곳을 눈치로 알아 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주인에게 다가 올때도 눈알을 돌리면서 눈치를 살피며 다가 옵니다.
(아마 군대에 보내면 엄청나게 잘 할 것입니다. ^-^)

아참 저희 할머니는 돌핀이가 새끼를 안배서 좋아했는데(3년 동안 새끼를 안배었음) 이번에 잡종 숫컷이 3개월 가량 따라다니더니, 결국 임신을 해버렸습니다. 돌핀이는 이제 할머니한테 귀여움 받기 힘들것 같습니다.
(여러마리 개를 키워보신분들은 공감하실것입니다. 새끼들 조금 크면 상당히 피곤합니다.)


지붕을 얹기 전에 모습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입구 아래쪽에 얇은 각목을 하나 댄것이 보일 것입니다. 저 각목은 새끼들이 개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저게 없으면 어미가 없을때 새끼가 밖으로 나와 위험에 처해질 수 있으니, 임신한 개집을 짓는분들은 꼭 설치하시기 바랍니다.
오후 3시에 시작했는데, 저 때까지 오후7였습니다.(힘들어서 오늘은 운동안하고 쉬어야 겠습니다.)


완성 후 찍은 샷
한쪽을 더 길게 한 이유는 비가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것입니다.

위의 방식대로 안하고 바르게하면 지붕 가운데로 빗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또 작업을 해야 합니다.


적당한 곳에 집을 놓고 돌핀이를 넣었더니, 이 녀석이 사진도 찍기 전에 외면해버립니다.
4시간 동안 고생한게 헛짓으로 돌아가는 순간입니다.



주인의 정성(?)을 무시한 댓가로 묶어 놓았습니다.
(개집안에 짚(!) 같은 푹신푹신한걸 넣어줘야 겠습니다.)
오늘 고생해서 집을 지었는데, 돌핀이가 거부를 했고, 추천까지 못받으면
이게 진정한 개고생인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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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12시쯤 다음뷰로 올리고 아침에 즐보드에 글을 조심스렇게 올렸는데, 베스트 되었습니다.

미숙한 제글에 관심가져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
(즐보드는 조회수가 엄청난데, 블로그는....)